“죽기전까지 자식과 손자들에게 말해두지 않으면 안돼” – 오키나와 집단자결 사건 –
태평양전쟁 말기, 오키나와의 케라마제도에서 일어난 <집단자결(강제집단사)>에 일본군은 깊이 관여해 있었다.
지난 10월 31일 , 오사카 최고재판은, 1심에 이어 명확한 판단을 보여주었다.
<오키나와노트>의 저자인 오에 겐자부로 씨와 출판사인 이와나미쇼텐을, 전 일본군소좌들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건 재판이다. 그러나 문부과학성은 고교 역사교과서로부터 ‘군의 강제’라는 말을 삭제한 상태 그대로다. 집단자결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은, 역사의 왜곡을 용서할 수 없다며, 스스로 자신들의 체험을 증언하기 시작했다.
불발된 수류탄, 시아버지는 방망이로 가족들을 때리고….
글/사진 모리즈미 타쿠(포토저널리스트)
나하에서 고속정으로 35분. 동지나해에 떠있는 토카시키섬은, 세계에서도 유수의 투명도를 자랑하는 다이빙의 메카다.
우치하라 시즈코 씨(83)는 섬의 서쪽 부락에서 기념품점을 경영하고 있다.
“아저씨, 내 머리 좀 만져 봐요.”라며 밀짚모자를 벗고 내 눈앞에 머리를 내민다. 후두부를 만져보니 몇 군데가 움푹 패어 있다. 놀라면서 “어찌된 거예요?” 하고 묻는 내게 “당한거지 뭐”라며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결용으로 수류탄을 건네받았지만….
미군의 공습이 시작된 것은 1945년 3월 23일. 도카시키섬에는 일본군의 특공정 비밀기지가 설치되어 있었다.
26일 밤, 일본군으로부터 “북산에 집합”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시즈코 씨는 “2살된 아들을 업고, 시아버지를 선두로 가족 7명이 완전히 젖은 상태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산 속으로 향했다”고 한다.
북산의 일본군본부 참호 가까이에 집합한 주민들은 가족마다 무리를 지어 “미군이 상륙했다”는 알림말에 괴이쩍은 패닉상태가 되어 있었다. 마을 이장이 “천황폐하 만세”라 외치는 소리가 울린 직후, 여기저기에서 수류탄이 폭발해 자결이 시작됐다.
시즈코 씨 일가도 한덩어리가 되고, 시아버지가 수류탄의 안전핀을 당겼다.
“근데, 그게 터지지 않았어. 폭발하지 않는 수류탄을 다시 매만지거나 두둘겼는데도 폭발하지 않았지”
그러나 주민들은 평소부터 “마귀와 짐승 같은 미국 영국, 잡히면 여자는 강간당하고, 남자는 갈갈이 찢겨죽는다”고 교육받아서, 미군 상륙 전에 “일본군에게 방해가 되니까 적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자결하라”는 자결용 수류탄을 건네받았다. 살아남을 공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라도 죽음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즈코 씨는 옆에서 한 남자가 가족을 죽여나가는 광경을 확실히 보았다.
“도살장에서 돼지를 죽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끈으로 목졸라 죽이기도 하면서 예닐곱명을 죽이더라고” 말한 다음 허망하게도 “허허허”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하도 비참하였던지라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손도끼나 낫, 괭이, 막대기 등으로
시아버지가 막대기로, 가족을 차례차례 때리기 시작했다. 시즈코 씨는 “아버님, 빨리 죽여줘요. 당신 손주도 죽여주고요”라며 소리쳤다. 시아버지가 시즈코 씨의 후두부를 때렸고 그때 정신을 잃었다.
다음날. “언니, 아이가 울어요”라는 시누이의 목소리에 의식을 되찾은 시즈코 씨. 아들은 죽은 사람들 위에서 울면서 기어다니고 있었다. 상처는 없었다. 7명 가족 중에서 시누이와 시즈코 씨, 그리고 그녀의 아들만이 살아 남았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사람들에게 나누어진 수류탄은 불발탄이 많았다. 그때문에 죽을 수 없었던 주민들은, 손도끼나 낫, 괭이, 막대기, 끈 돌 등으로 나이든 부모와 자식, 동생들을 죽여나갔다. 주민 600명 이상이 북산에 모였고, 329명이 희생되었다.
역사교과서의 기술을 수정한 것은
그때 죽은 부모와 친척들의 몫까지, 집단자결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쟁 후 필사적으로 살아왔다. 작년, 고교 역사교과서의 오키나와전쟁에 대한 기술에서 일본군 직접개입 부분이 수정된 사건이 일어났을 때부터, 시즈코씨는 분노하고 있다.
“전쟁의 진상을 교과서에 그대로 쓰지 않는 것은 이상한 거 아닌가?” 그러므로 “고통스러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죽기 전까지 자식들이나 손주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알려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지.”
최근 어렵사리 말할 수 있게 되었다며, 시즈코 씨는 눈물로 젖은 뺨을 손수건으로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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